
호빵맨 노회찬의 웃음을 그려보며
안녕하세요.
(가)노회찬의 집을 만드는 사람들 중 건축팀에서 ‘전시기획’ 파트를 맡고 있는 ‘하춘’입니다.
저는 도시가 조금 더 평등한 공간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한편으로는 없어지는 공간을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참여했던 프로젝트를 예로 들자면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놀 수 있는 통합놀이터, 역할을 다 한 폐산업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공간재생사업, 재개발되는 공간에 들어가 거주하셨던 분들의 공간과 관련된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일들입니다. 주로 공공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너도 나도 좀 더 즐겁게 살 수 있는 곳, 내가 사회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만큼’의 목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노회찬의 집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좀 부끄러운 얘기입니다만...
사회의 이런저런 사건들을 마주하며 소소한 방법으로 작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에 대해서는 무관심 했고, 여전히 문외한 사람입니다. 사회구성원의 의무이자 권리인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나를 꾸짖으며 투표소를 찾은 때가 30대 중반이었고요. 그러다보니 제게 ‘노회찬’이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라곤 서거 때 주변에 계시던 분들이 ‘좋은 사람을 잃었다’하며 안타까워 하시는 모습에 어떤 사람인지 한 번 찾아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제가 노회찬의 집을 만드는 데 함께 하고 있고 있네요.
‘함께 하자’라는 제안을 받고, 선뜻 ‘좋아요’라고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기엔 걱정이 먼저였습니다. 사람들이 살아 낸 ‘공간’을 읽는데 나름 자신이 있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한 사람의 일생’을 잘 읽어 공간에 녹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기사를 찾아보고 관련 책들을 읽어도, 제 가슴에 딱 꽂히는게 없어 고민은 깊어졌고요. 혼자 좀 끙끙 앓았습니다. 그리고 함께 노회찬집을 만들고 있는 분들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주신 답변이 “몰라서 더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또 쫌 끙끙 앓았습니다. 그러다가 ‘노회찬의원을 아는 사람이 많겠어, 모르는 사람이 많겠어? 나 같은 사람!도 많지 않을까? 같이 알아가면 되지’라며 자기방어기제를 방패삼아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했습니다.
전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재단에 있는 자료를 정리해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서랍장에 고이 모셔진 추모메시지를 정리하다보니 꾹꾹 눌러 쓴 글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장한장 포개어 정리하는데 눈물이 ‘뚝’ 떨어졌습니다. ‘왜?’ 당황해서 얼렁 휴지를 가져와 눈물을 닦았습니다. 더 있단 눈물이 흘러내릴꺼 같아 후다닥 정리를 끝내고 재단 사무실을 나왔습니다. ‘주책 맞게 무슨 눈물이’였던 마음이 ‘당신들의 마음속에 있는 그 사람 나도 좀 알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바뀌더군요.
소년 시절의 ‘노회찬’ 이야기엔 술술 넘어가던 책장이 00당의 000, 000정책이 나오는 부분에선 진도를 못 빼고 덮어두었던 ‘노회찬평전’을 ‘다시’ 폈습니다. 여전히 다 이해하며 읽어 낼 순 없었지만, 적어도 ‘노회찬’의원이 꿈꾸던 세상에 대해선, 제가 꿈꾸는 세상도요!’ 라고 맞장구를 칠 수 있었고, 노회찬’의원의 위트 있는 발언에 ‘푸핫’하며 웃다 놀래 손으로 입을 막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노회찬 집을 함께 만들고 계시는 ‘아는’분들의 이름이 나오는 부분엔 좀 더 가까운 얘기로 다가왔습니다. 벽돌같던 평전을 드디어 완독! 했습니다. 책을 덮고 얼마나 뿌듯했던지...
노회찬의원이 멀리서 한발자국씩 다가와 주는 그런 느낌?!
‘노회찬’을 모르는 사람도, ‘노회찬’을 마음속에 담고 있는 사람도 노회찬의 집에 오면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하며, 내일을 다시 살아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었으면... ‘마음 속의 노회찬을 꺼내 놓으며, 노회찬과 우리가 꿈꾸던 세상을 만들어 갈 동력을 얻는 곳’이면 좋겠다라는 욕심도 생겼습니다. 어렴풋한 전시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고 겨우 방향만’하는 걱정도 있지만, 이젠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속 시원하게 했던 어록, 많이 부러웠던 슬기로운 이중생활, 노회찬이 꿈꾸던 세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힘쓴 모습들... 그리고 노회찬을 마음속에 담고 있는 길동무들의 메시지와 함께 잘생기진 않았지만 호빵맨처럼 환하게 웃어주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그를 꺼내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알아 갈 수 있는 꺼리들을 노회찬의 집 곳곳에 심어두겠습니다. 길동무, 투명인간, 그리고 저처럼 아직은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노회찬의 집에서 삶을 꺼내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내일을 살아갈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길 꿈꿔봅니다. ‘노회찬이 꿈꾸던 세상’ 우리가 하나하나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에 응원하고 있을 호빵맨 노회찬의 웃음도 그려보면서요.
호빵맨 노회찬의 웃음을 그려보며
안녕하세요.
(가)노회찬의 집을 만드는 사람들 중 건축팀에서 ‘전시기획’ 파트를 맡고 있는 ‘하춘’입니다.
저는 도시가 조금 더 평등한 공간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한편으로는 없어지는 공간을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참여했던 프로젝트를 예로 들자면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놀 수 있는 통합놀이터, 역할을 다 한 폐산업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공간재생사업, 재개발되는 공간에 들어가 거주하셨던 분들의 공간과 관련된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일들입니다. 주로 공공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너도 나도 좀 더 즐겁게 살 수 있는 곳, 내가 사회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만큼’의 목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노회찬의 집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좀 부끄러운 얘기입니다만...
사회의 이런저런 사건들을 마주하며 소소한 방법으로 작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에 대해서는 무관심 했고, 여전히 문외한 사람입니다. 사회구성원의 의무이자 권리인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나를 꾸짖으며 투표소를 찾은 때가 30대 중반이었고요. 그러다보니 제게 ‘노회찬’이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라곤 서거 때 주변에 계시던 분들이 ‘좋은 사람을 잃었다’하며 안타까워 하시는 모습에 어떤 사람인지 한 번 찾아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제가 노회찬의 집을 만드는 데 함께 하고 있고 있네요.
‘함께 하자’라는 제안을 받고, 선뜻 ‘좋아요’라고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기엔 걱정이 먼저였습니다. 사람들이 살아 낸 ‘공간’을 읽는데 나름 자신이 있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한 사람의 일생’을 잘 읽어 공간에 녹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기사를 찾아보고 관련 책들을 읽어도, 제 가슴에 딱 꽂히는게 없어 고민은 깊어졌고요. 혼자 좀 끙끙 앓았습니다. 그리고 함께 노회찬집을 만들고 있는 분들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주신 답변이 “몰라서 더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또 쫌 끙끙 앓았습니다. 그러다가 ‘노회찬의원을 아는 사람이 많겠어, 모르는 사람이 많겠어? 나 같은 사람!도 많지 않을까? 같이 알아가면 되지’라며 자기방어기제를 방패삼아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했습니다.
전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재단에 있는 자료를 정리해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서랍장에 고이 모셔진 추모메시지를 정리하다보니 꾹꾹 눌러 쓴 글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장한장 포개어 정리하는데 눈물이 ‘뚝’ 떨어졌습니다. ‘왜?’ 당황해서 얼렁 휴지를 가져와 눈물을 닦았습니다. 더 있단 눈물이 흘러내릴꺼 같아 후다닥 정리를 끝내고 재단 사무실을 나왔습니다. ‘주책 맞게 무슨 눈물이’였던 마음이 ‘당신들의 마음속에 있는 그 사람 나도 좀 알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바뀌더군요.
소년 시절의 ‘노회찬’ 이야기엔 술술 넘어가던 책장이 00당의 000, 000정책이 나오는 부분에선 진도를 못 빼고 덮어두었던 ‘노회찬평전’을 ‘다시’ 폈습니다. 여전히 다 이해하며 읽어 낼 순 없었지만, 적어도 ‘노회찬’의원이 꿈꾸던 세상에 대해선, 제가 꿈꾸는 세상도요!’ 라고 맞장구를 칠 수 있었고, 노회찬’의원의 위트 있는 발언에 ‘푸핫’하며 웃다 놀래 손으로 입을 막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노회찬 집을 함께 만들고 계시는 ‘아는’분들의 이름이 나오는 부분엔 좀 더 가까운 얘기로 다가왔습니다. 벽돌같던 평전을 드디어 완독! 했습니다. 책을 덮고 얼마나 뿌듯했던지...
노회찬의원이 멀리서 한발자국씩 다가와 주는 그런 느낌?!
‘노회찬’을 모르는 사람도, ‘노회찬’을 마음속에 담고 있는 사람도 노회찬의 집에 오면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하며, 내일을 다시 살아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었으면... ‘마음 속의 노회찬을 꺼내 놓으며, 노회찬과 우리가 꿈꾸던 세상을 만들어 갈 동력을 얻는 곳’이면 좋겠다라는 욕심도 생겼습니다. 어렴풋한 전시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에고 겨우 방향만’하는 걱정도 있지만, 이젠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속 시원하게 했던 어록, 많이 부러웠던 슬기로운 이중생활, 노회찬이 꿈꾸던 세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힘쓴 모습들... 그리고 노회찬을 마음속에 담고 있는 길동무들의 메시지와 함께 잘생기진 않았지만 호빵맨처럼 환하게 웃어주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그를 꺼내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알아 갈 수 있는 꺼리들을 노회찬의 집 곳곳에 심어두겠습니다. 길동무, 투명인간, 그리고 저처럼 아직은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노회찬의 집에서 삶을 꺼내어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내일을 살아갈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길 꿈꿔봅니다. ‘노회찬이 꿈꾸던 세상’ 우리가 하나하나 만들어 가고 있는 모습에 응원하고 있을 호빵맨 노회찬의 웃음도 그려보면서요.